소설가 이재인교수 1, 외나무다리에서 늙은 개복숭아 나무가 비스듬히 누운 신작로 오른쪽 이었다. 파이프에 매달린 녹색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 다. '여기서부터 오르막길 조삼 이라는 하얀 명조체 글 씨가 경칩을 앞둔 봄바람에 어른거리고 있었다. 턱수염이 무성한 오십대의 운전기사는 목이 유난히 짧았다. 그 때문에 뚝심도 있어 보였다. 그는 끄르륵, 기어를 2단으로 바꾸었다 . 이내 새끼손가 락으로 콧속 을 후벼팠다 “이사를 축하합니다.” 서울에서 한 시간 오십 분이나 달려오면서도 용건 외 에는 허튼 말한마 디 꺼내지 않던 운전기사이다. 자못 과묵해 보이던 그가 별안간 김밥 옆구리 터지는 소리로 이사를 축하한다니,무슨 영문인가 싶어 승구(千훙ft)가 뜨악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예산이라길래 종년 잡아먹은 개백정 같은 시굴인 줄 만 알았는디,이 산굽이가 천상 양곱창이 할아버지요, 또아리 튼 뱀이구려. 동네가 뱀삿골이라먼 참으로 요상 하게 생긴 징그런 시굴이네요 잉?’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어찌 보면 비웃고 있는 것도 같았다. “그게 그런가요?’ 승구는 일단 어정쩡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의 그는 금의환향이 아니었다. 같 잖은 개떡에 입
2024-02-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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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