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을〜 삽니다!
고물을〜 파세요!
헌 농기계나 고장 난 컴퓨터
전기밥솥이나 양은〜 냄비......,
카랑카랑한 고물 장수의 목청이
조용한 농촌 마을의
아침 공기를 출렁이며
확성기를 통하여 서서히 흘러 퍼진다
마당을 쓸던 머리털 허연 할아버지
“여보, 할멈”
“저 고물차 좀 불러봐유”
“우리 집에 팔 만한 고물이 있나유?”
“아, 여기 두 개나 있지 않어유”
부리나케 다가온 고물장수
“에〜이!”
“재활용 가치가 없는 건 안 사는디유”
그는 실망했다는 듯
차문을 확 당기며 힐긋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