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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최고의 전문가 ①
기사입력: 2016/10/05 [13:06]  최종편집: ⓒ 내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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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는 자신을 표현하는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무한히 올릴 수 있는 수단이기도 했다. 그래서 인사는 중요한 것이다. 사람은 첫인상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므로 영업인의 첫인상은 인사방법과 함께 결정되는 것이 안리까. 하물며 팀의 리더인 팀장이 그 기본을 몰라서야 되겠는가.
일도는 팀장이 갖추어야할 예의에서 인사 다음으로 ‘보고 자세’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보고는 보고다워야 한다. 보고하는 자의 입장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면 안 되고, 보고받는 자의 입장에 서서 작성되어야만 보고의 효과가 있는 것이다. 임원이 되어 보고를 받아 보니 어이없어 웃음이 나올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고, 그러한 보고들이 멀쩡하게 비싼 종이 없애면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예 기본 개념이 정리 안 되어 있는 팀장도 부기지수였다.
보고 내용 못지않게 보고자세 또한 엉망인 팀장도 많았다. 일도 보다 나이 많은 팀장은 아예 절반 이상이 반말이었다. 그러니 슬리퍼 질질 끌고 와서 장난질하는 것 아니겠는가. 일도는 문제점들을 메모하면서도 팀장들이 기분 나쁘지 않게 받아들일 교육 내용들을 만들어 내는 데 골몰하였다.
일도는 서로 반대의 입장에서 역할을 바꾸어 보는 연극 같은 교육내용을 실천해 보았다. 반응은 상상 외로 놀라웠다. 몰라서 잘못한 것은 잘못이 아니라고 했던가. 일도의 교육을 받은 팀장들은 분명히 달라지고 있었다.
팀장의 예의에서 세 번째로 ‘근무태도’를 교육했다. 가끔 일도가 건물의 옥상에 올라가 보면 사원이 팀장하고 맞담배질하는 모습을 종종 보곤 했다. 그것도 엄연한 근무시간에 말이다.
그 팀의 실적은 어떠했을까. 국가는 국가다워야 국가이다. 영토 있고 인구만 있다고 국가가 아니다. 군사력이 없다면 그 국가는 끝장 본거나 마찬가지이다. 국가는 또한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 팀에 사원은 많은데 실적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원이 없다면 경제력과 군사력이 없는 국가나 마찬가지이다. 팀이 아닌 국가도 잘못되면 망하는 것이다. 하물며 그까짓 팀 하나 정도 망하는 것이야 제대로 틀도 잡아보기 전에 망할 수 있다. 조직도, 가정도, 회사도, 군대도 원칙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신의 파워를 가진 예외는 없는 것이다. 그 예외는 오직 저승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또한 부지런해야 한다. 부지런하면 나에게 어떤 이득이 생기는가? 부지런해서 성공한 사람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부지런하였는가? 내가 부지런해질 수 있는 요소는 무엇인가?
일도의 부지런함은 해야 할 일 때문이었다. 성정과정이 그러했고 지금도 부지런한 것은 일도가 정확히 해야 될 일이 있기 때문이었다. 몇몇 팀장은 지각, 결근 안 하면 그것이 근무태도의 최고라고 잘못 알고 있었다.
“팀장님! 팀장님께서 100명을 거느린 회사의 오너이신데 지각, 조퇴, 결근 있는 사원들이 한 달 동안 한 명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매출은 무실적이었습니다. 팀장님께서 오너라면 그 사원들의 근무태도가 좋았다고 생각될까요?”
일도는 한 명의 팀장에게 질문했다.
“저희 팀, 무실적 아닌데요.”
순간 교육장에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일도도 같이 한바탕 웃어젖혔다. 한바탕 웃고 난 일도는 그 팀장에게 지목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 팀장은 성실했으며 엄청난 노력을 하는 팀장이었다. 회사에서 중간 정도의 실적으로 매달 그 선을 유지하고 있는 팀장이었다.
잠시 후 전무가 시켜준 것이라며 튀김닭 몇 마리와 소주 몇 병이 들어왔다. 일도는 그 팀장 옆자리로 가서 앉았다. 술잔이 몇 잔 오고간 이후 분위기가 조금 무르익자 그 팀장에게 제안했다. 그 팀장은 11명의 팀장 중에서 두 명의 여성 팀장 중 한 명이었다.
“박혜숙 팀장님!”
“예… 왜요?”
‘예’라는 대답은 공손했으나 ‘왜요’라는 말에는 살짝 가시가 박혀있었다.
“우리 삼행시 짓기 해볼까요?”
박혜숙 팀장이 일도를 쳐다보았다. 일도보다는 두 살이 많았는데 부동산 컨설팅 경력은 벌써 6년째였고 전무가 팀장일 때 사원이었다고 했다.
“제가 팀장님의 성함으로 삼행시를 지을 테니 운을 띄우세요. 속는 셈 치고 한번 해보세요.”
일도의 제안에 박 팀장은 잠시 망설이다 운을 띄웠다.
“박! 박혜숙 팀장님.
혜! 혜숙 팀장님.
숙! 숙명입니다. 우리 만남은….“
순간 다시 교육장에 잔잔한 웃음이 터졌다.
“어머 괜찮다….”
박 팀장의 기분이 풀렸는지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일도는 그날 교육을 그 정도로 끝내고 전무의 허락을 얻어 팀장들을 전언 일도의 집으로 즉석 초대하였다. 전무, 상무, 이사, 팀장들까지 만장일치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일도의 아내는 갑자기 이루어진 일임에도 불구하고 정성을 다해 주었다. 일도가 회사 사람들과 집에 도착했을 때는 장모님까지 동원되어 이미 근사한 술상이 차려져 있었다. 사람 사는 세상에 일거리만 있으면 무슨 낙이 있으랴.
그날 회사 동료들은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일도의 삶을 아주 가까이에서 이해할 수 있는 여러 모습들을 보게 되었다. 일도의 아이들과 일도의 아내 그리고 벽에 걸린 일도의 사진들.
일도의 아내는 평상시와 달리 회사 동료들이 권하는 술잔을 거절하지 않고 받아들이더니 나중엔 아예 술자리에 끼어들었다. 아내는 그 자리에서 일도의 지난 흔적을 모두 쏟아내고 있었다. 일도의 어머니나 동생들… 누님께 들은 일도의 성장 과정까지도.
아내가 모르는 일도의 지난 흔적은 영순과의 사랑 정도였다.
<계속...>
/현 철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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