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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사돈 사장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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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8/31 [13:57]  최종편집: ⓒ 내포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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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이 흐른 뒤 일도는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일을 하게 되었다. 일도의 매형 때문이었다. 아니 매형의 친형님 때문이었다. 일도에게는 사돈이 되는 격이었다. 일도 누님의 결혼식 때 일도를 눈여겨보았다고 했다.
사돈 사장은 도매사업을 하고 있었다. 공기총, 엽총 같은 사냥용품을 전국에 있는 소매점포에 공급해 주는 영업이었다. 일도는 우선 전국을 다녀볼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영업에는 자신이 없었다. 운전에도 자신이 없었다. 면허만 취득했을 뿐 운전을 해본 적도 없었다.
사돈 사장은 일단 서울 행당동에서 한 달만 같이 생활해 보자고 하였다. 행당동은 도매사업체가 있는 곳이었다. 3층짜리 건물에 1층은 사냥용품 판매매장으로 활용하고 있었고 2층은 도매용품 창고였다. 일도는 사냥용품 판매매장을 둘러보면서 종류의 다양성에 대해 놀랐다. 단순히 공기총, 엽총만을 생각했었으나 사냥에 필요한 사냥용품의 종류는 수십 가지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총의 종류만도 다양했고 엽총사냥에 쓰는 엽탄의 종류만 해도 BB탄에서부터 쓰리제로 BK탄알까지 열 종류가 넘었다. 만약 일도가 사돈 사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면 일도는 탑차에 이 모든 물건들을 싣고 전국을 다니면서 지방 총포사 소매점에 물건 파는 일을 하는 것이었다. 전국을 무대로 할 수 있는 사업이니 전국을 모두 다녀볼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역시 일도는 영업엔 자신이 없었다.
사돈 사장은 일도를 차에 태웠다. 성수대교를 건너 올림픽대로를 진입해 구리시로 빠지더니 차를 춘천으로 몰았다. 경춘가도를 달리는 차속에서 일도는 가슴 후련함을 느꼈다.
사돈 사장은 인상이 참 좋았다. 사업가다운 인상에 이목구비가 뚜렷한 호남형이었다. 사돈 사장은 일도의 누님에게서 일도의 성장과정을 듣고 같이 일해 보고 싶은 욕심을 가졌노라고 했다. 북한 강변을 따라 경춘가도를 달리는 동안 사돈 사장은 많은 얘기를 했다. 사냥용품 도매사업은 겨울 한 시즌 동안에 벌어서 봄, 여름, 가을 동안을 먹고 살 수 있는 장사라고 했다. 사돈 사장은 해볼 만한 사업 아니냐며 싱긋 웃었다.
의암댐을 지나 화천 쪽으로 10분 정도를 가니 산자락에 무슨 사격장인가가 나왔다. 사돈 사장은 그곳에서 차를 세웠다. 클레이 사격장이라고 했다. 일도는 사돈 사장이 시키는 대로 안전수칙에 대해 설명을 듣고 서약서를 작성했다.
탄약들에는 경고문들이 붙어 있었다. 일도는 사돈 사장을 따라 사격용 조끼와 귀마개를 쓰고 사격장으로 나섰다. 클레이 사격은 안전수칙을 잘 지키고 기본자세만 확실히 배우면 초보자도 쉽게 즐길 수 있는 레저스포츠라고 했다.
사돈 사장은 일도에게 초보자들이 사격할 수 있는 트랩으로 안내했다. 날아가는 접시 1개를 쏘는 것으로 시속 40km 정도라고 했다. 각도나 높낮이가 일정하게 날아가서 초보자들에게 맞는 경기방식으로 1라운드는 25발을 기준으로 한다고 했다.
일도는 발모양을 사돈사장이 알려주는 대로 자리 잡은 다음 왼손은 총의 몸체를 쥐고 오른손을 방아쇠 위치에 올렸다. 일도는 살짝 긴장감이 느껴졌다.
사돈 사장은 일도에게 눈을 부릅뜨라고 했다. 그 다음 상체를 약간 앞으로 기울인 후 개머리판을 뺨에 단단히 붙이라고 했다. 사격준비가 끝나면 “아!”하고 소리치라 했다. 그러면 접시가 날아갈 것이라고 했다. 접시를 따라 총을 이동하되 개머리판이 뺨에서 떨어지면 안 되고, 총구와 접시가 일직선이 될 때 그때 방아쇠를 당기면 된다고 했다.
일도는 마음의 준비가 끝나자 “아!”하고 소리쳤다. 순간 접시가 솟구쳐 올랐다. 일도는 목표물을 따라 총을 이동하다 방아쇠를 당겼다. 실패였다. 일도는 호흡을 한번 가다듬고 집중했다. “아!”소리와 동시에 접시가 또 솟구쳐 올랐다. 일도는 아까보단 조금 여유 있게 방아쇠를 당겼다. 보기 좋게 명중이었다.
묘한 쾌감이 밀려왔다. 명중했을 때의 쾌감도 짜릿했지만 격발음과 두 발의 총을 쓰고 난 후 총신을 꺾어 탄피를 배출해 낼 때 나는 소리는 마치 일도 자신이 서부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25발을 모두 발사하고 나자 세상 모든 고민이 사라진 듯 기분이 그렇게 상쾌할 수가 없었다.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던 사돈 사장은 일도를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 사돈 사장은 사냥을 할 때 느끼는 총맛은 클레이 사격에서 느끼는 총맛의 백 배는 된다고 했다. 꿩이나 노루, 멧돼지 등을 잡았을 때는 사냥을 해보지 않은 이상 그 희열을 느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일도는 사냥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아졌다. 일도의 속마음을 읽었는지 사돈 사장은 호탕하게 한바탕 웃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일도에게 운전을 맡겼다. 일도는 망설였지만 한번 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몸에 익숙하지 않아 어색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사돈 사장은 돌아오는 동안 별말을 하지 않았다. 일도가 초보운전이라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 조치였다. 행당동 사업장에 도착했을 때 일도는 사업에 뛰어들기로 거의 결정을 내렸다.
한 달 동안 상품에 대한 파악을 마친 일도는 결국 겨울 시즌이 되자 도매사업에 종사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해 겨울, 일도의 사냥레저용품 도매사업은 비참하리만치 초라하게 끝나고 말았다.
역시 영업실력이 부족한 탓이었다. 당시 전국의 총포사는 서울, 경기를 포함해 500여 개나 되었다. 열 명이나 되는 도매사업자들이 500여 점포의 소매상들을 상대로 피 튀기는 경쟁을 하고 있었으니 일도 같은 풋내기가 의욕만 가지고는 할 수 없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사돈 사장은 결코 실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첫 경험에도 그 정도면 큰 성공이라며 위로해 주었다. 이번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좀 더 영업력을 키우면 내년 시즌엔 완전히 달라질 것이란 말도 잊지 않았다.
사돈 사장은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 있는 총포사 관리만으로도 시간이 부족했다. 전라도와 경상도, 부산, 울산, 대구, 충청도, 대전은 사돈 사장이 도저히 시간상 엄두를 낼 수 없는 지역이었기에 일도를 끌어들인 것이었다.
사돈 사장은 총포사업만 하는 게 아니었다. 여름이면 텐트 판매사업도 했다. 일도는 일단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한 번 새롭게 도전해 보기로 했다. 일도는 며칠 동안 실패 이유에 대해 파고들었다. 경쟁이야 어느 업종이든 존재하기 마련이었다. 결국은 영업력 부족이었다. 일도는 영업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파고들기 시작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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